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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이 담긴 판소리로 세상을 깨우다

2021-11-25

문화 문화놀이터


청주문화생태계 DB
혼이 담긴 판소리로 세상을 깨우다
'국가지정 중요 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 함수연'

    “놀부는 돈이 많다는 것 하나로 으스대는데, 흥부는 돈이 없어 가난에 시달리며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또한, 어린 소녀였던 심청이는 쌀 삼백 석을 받기로 하고 인당수에 빠지게 되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이렇게 우리의 판소리는 선율로만 즐기는 음악이 아니라 세상의 이야기가 들어 있고 인간의 생활에 맞닿아 있는 삶의 노래입니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된 판소리 중에서 ‘흥보가’ 이수자로 인정받은 함수연씨의 말이다. 판소리가 좋아서 소리꾼의 길을 가기로 한 함 씨는 학창시절 서울과 전주를 오가며 판소리를 익혔다. 
    전남대학교 국악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석사 졸업한 그녀는 충북자치문화원 공무원 연수원 강사, 충북예술고등학교 음악과 전공실기 강사, 충북예술고등학교 예술영재원 판소리 실기강사,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청주지부장, KBS청주 민요교실 강사, 여성소리그룹 미음 동인, 충북청소년판소리합창단 단장, 함수연판소리연구소 대표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함씨의 바람은 우리 민족의 노래 ‘판소리’가 ‘판’치는 세상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판소리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찼던 학창시절
    중학교 시절, 웅변을 배웠던 함수연 씨는 유난히 음성이 크고 성량이 풍부했던 탓에 판소리를 배워볼 것을 권유받았지만 정작 자신의 길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 망설였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인간의 목소리를 악기삼아 소리를 내는 판소리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이후 판소리를 배울 수 있는 스승님을 찾아 서울과 전주를 오가는 시간이 이어졌다. “스승님께 사사 받기 위해 주소 한 장만을 들고서 멀리까지 찾아가는 일이 많았지요. 하지만 수업에 참여해 판소리를 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 뿌듯해서 힘든 줄도 모르고 다녔던 것 같아요.” 함 씨는 결국 전남대학교 국악과에 진학하며, 우리 소리를 지켜내는 소리꾼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국가지정 중요 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
    2003년 유네스코가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지정한 판소리는 예로부터 구전으로 전해져 오며 열두 작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다섯 바탕만 남아 있는데, 지난 2015년 함 씨가 완창에 3시간이 걸릴 정도의 대곡인 ‘흥보가’ 이수자로 인정받아 지역 판소리의 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특히, 함 씨의 ‘동편제 흥보가’는 19세기 초반에 활동했던 가왕 송흥록의 소리를 비조로 하여 남원, 운봉, 구례, 곡성 등 지리산을 중심으로 섬진강 동쪽에서 전승된 소리이다. “동편제 흥보가는 가왕 송흥록 선생님의 소리를 송우룡, 송만갑, 김정문, 박록주, 박송희로 이어져 오는 곡입니다. 통성을 강하게 발성하여 우겨내듯이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으로 소리의 시작과 끝을 힘 있고 분명하게 불러야 하지요. 지금까지 판소리의 다섯 바탕 중에 흥보가, 심청가, 춘향가를 완성했지만 우리 고유의 소리를 하나라도 더 이어나가기 위해서 지금도 소리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판소리’가 ‘판’치는 충북을 만드는 그녀
    함수연씨는 2020년 올해의 국암예술인상과 제1회 현대예술상 공연자 부분 수상 받았다. 그녀는 판소리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의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제7회 청주아리랑전국국악경연대회, 제2회 세종전국국악경연대회, 제22회 전국청소년민속경연대회 청주교육대학교 총장상, 제8회 모여라 국악영재들 대상, 제6회 모여라 국악영재들 대상에서 지도자상을 받았다. 2021년 11월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펼쳐진 제9회 모여라 국악영재들 국악경연대회에서 국악동요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녀는 충북지역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충북청소년판소리합창단을 창단하여, 전국국악경연대회 수상은 물론, 지역에서의 다양한 행사에 공연으로 참여하고 있다. 함씨가 이렇게 학생 지도에 힘쓰는 이유는 그녀가 어려서 소리를 배울 때 전라도와 서울을 오가며 소리를 익혔던 어려운 환경을 떠올려서 이다. “충북지역의 학생들이 소리를 익히기 위해 힘들게 여러 지역을 다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앞으로 충북을 넘어 전국에서 손꼽히는 소리꾼이 충북에서 배출되길 꿈꾸며 지도자로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함씨는 앞으로 충북지역의 다양한 공연장에서 공연활동을 이어감과 동시에 국악교육의 실기 및 이론을 확립하기 위한 공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코로나시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창작공연을 다양한 모습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는 그녀는 2021년 12월 19일 일 오후5시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 제3회 함수연 판소리 발표회 (함수연 제자 발표회)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번 공연이 그녀에게 의미가 큰 이유는 2020년 코로나로 제3회 개인발표회를 접어야 했기 때문이다. 올해 홍보가 완창 음반 발표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함수연씨는 앞으로 소리꾼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올 곧게 소리를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더욱 큰 꿈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