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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합창단 지휘자로 활약하는 바리톤 박영진

2022-12-01

문화 문화놀이터


청주문화생태계 DB
각종 합창단 지휘자로 활약하는 바리톤 박영진
'세상을 뜨끈하게 만드는 라면 음악회의 기적'

    어린 시절부터 성악가의 꿈을 키우던 소년이 있었다. 별도의 음악 레슨을 받은 적도 없는데 중학교 때는 아산교육청이 주최한 음악행사에서 가곡을 불러 1등을 했다. 음악선생님은 성악을 하라고 권했지만 당시 충남 아산에서는 성악을 배울 곳조차 마땅치 않았다. 고3이 될 때까지만 해도 일반 학과에 진학하기로 하고 시험공부를 했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꿈꿔온 시간이 너무 길었다. 
    “고3이 되어서야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꼭 성악을 하고 싶다고 부모님을 졸랐죠. 그때까지 체계적으로 성악을 배운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발성법도 제대로 몰랐으니까요. 서울로 레슨을 받으러 다녔고 91학번으로 서원대 음악교육과에 입학했어요.” 바리톤 박영진 교수의 얘기다. 박영진 교수는 배움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단국대 음악대학원에 진학해 성악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유학을 떠났다. 만토바 Lucio Campiani 국립국악원과 밀라노시립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으며, Mariano 음악원 합창지휘과정 및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 기독음악학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배움에 대한 열망이 가르침의 열정으로
    박영진 교수가 걸어온 배움의 길은 응축된 열망이 강력하면서도 지속적인 추진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그 열망은 가르침의 열정으로 승화하고 있다. 박 교수는 현재 서원대 음악교육과에 겸임교수 적을 두고 한국교원대·순천향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그는 또 충북여성합창단, KBS청주어린이합창단, 풍림푸드합창단, 상당교회 시온성가대, 블레싱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하는 등 지역의 여러 합창단에서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박 교수에게 있어서 아산은 나고 자란 곳이고, 청주는 음악인생의 은사와 동역, 동반자들을 만난 곳이다.  “유학을 하고 귀국하자마자 청주로 내려왔어요. 자칫하면 성악가의 꿈을 접은 채 살았을 수도 있는 나에게 청주는 기회를 준 곳이잖아요. 대학시절 은사인 김선일 교수님이 만드신 ‘중부성악회’에서 활동하다가 지금은 은사의 뒤를 이어 제가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고향인 아산은 지척인데도 마음만큼 몸이 미치지 못해 늘 아련합니다. 그나마 아산성악회장, 아산오페라단 부단장 등을 맡아서 고향 무대에도 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영진 교수는 충북연고의 해외유학파 남성 성악가들의 4인조 앙상블인 ‘콰트로’의 멤버로도 활약하고 있다. 2010년 창단한 콰트로는 힘찬 음색과 섬세한 감정표현,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매너로 관객을 압도하는 공연을 보여주고 있다. 바리톤 박영진 교수 외에도 테너에 강진모, 배하순 교수, 베이스에 박광우 교수 등이 멤버다. 콰트로는 2016년 9월, 첫 단독공연을 ‘나눔음악회’ 형식으로 열었다. 
기부는 거창한 것 같지만 라면 한 봉지로도 가능
    독실한 크리스천인 박영진 교수는 자신의 음악적 재능이 나눔을 위해 쓰여야한다는 사명을 지니고 산다. 박영진 교수는 기독교 민간구호단체인 ‘월드비전 충북지부’가 추진하는 ‘라면음악회’의 든든한 조력자다. 박 교수는 2017년까지 5년 동안 라면음악회를 이끌어왔다. “라면음악회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시는데요. 관람료를 다섯 봉이 든 라면 패키지로 대신하는 내는 겁니다. 기부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모금함을 놓아도 봤는데, 큰돈을 내야하는줄 알고 부담스러워 하더라고요. 라면 패키지는 3000~5000원 정도니까 부담도 없고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모아진 라면은 월드비전을 통해 구호활동에 사용된다. 라면콘서트 현장에서는 월드비전에 대한 후원약정을 하는 홍보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깨끗한 물이 부족한 동남아국가에 우물을 파주기 위한 우물콘서트, 팔레스타인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기 위해 마련했던 콘서트에서 가장 많이 감동을 받은 이는 바로 박영진 교수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