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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 최대의 적, 코골이!

2023-06-02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숙면 최대의 적, 코골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증상과 치료'

    숙면은 휴식이 쉽지 않은 현대인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생각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51분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입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의하면 국내 불면증 환자는 2017년 56만명에서 2021년 68만명으로 늘었습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생체리듬이 깨져서 뇌의 기능이 저하됩니다. 특히 수면 중에는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분비되는데, 이것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으면 선택·결정 능력이 떨어지고 집중력도 떨어집니다. 건강하고 현명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는 숙면이 필수조건인 셈입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3에서는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슬리포노믹스’가 대두되면서 다양한 제품들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만큼 숙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숙면의 가장 큰 적, '수면무호흡증'
    숙면은 반드시 수면 시간에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잠을 많이 잤는데도 피곤하신 분들도 계실텐데요. 바로 코골이로 대표되는 수면무호흡증을 가진 분들입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코골이가 심해 자는 동안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증상이 1시간에 5회 이상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미국 수면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 1억명 이상이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를 겪고 있지만 약 90%가 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수면 중에 호흡이 멈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는 호흡을 통해 신선한 산소를 공급받고 몸 안의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합니다. 이런 과정이 순간적으로 막힌다는 것은 순환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뇌의 산소 공급이 일시적으로 막히는 증상이 계속되면 피곤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죠.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피곤하고 개운하지 않은 상태가 됩니다. 실제로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오전 교통사고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입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왜 생길까?
    수면무호흡증은 크게 ‘중추성 수면무호흡증’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중추성’은 뇌의 호흡을 관장하는 중추에서 호흡의 신호가 없어서 무호흡이 발생하는 것이며, ‘폐쇄성’은 수면 중 상부 기도가 좁아져 호흡 중에 기도가 막혀 발생하는 것입니다. 
    코골이로 대표되는 수면무호흡증은 대부분 폐쇄성인데요. 심한 상태로 지속되는 경우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이나 당뇨, 뇌졸중과 같은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아닌 사람보다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1.58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습니다. 앉아있거나 서있을 때와 달리 수면 중에 상부 기도가 좁아지는 이유는 아래턱과 혀가 중력을 받아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기도 면적이 줄어들게 됩니다. 과체중으로 지방에 의해 원래 기도가 좁아져 있거나 아래턱이 들어가 있는 무턱의 경우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어떻게 진단할까?
    수면무호흡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다원검사는 환자의 코와 입, 뇌파 근육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수면 상태에서 검사를 시행하는데요. 이를 통해 수면의 질, 코골이, 수면무호흡의 정도, 근육긴장도 등을 다각도로 평가하게 됩니다. 집에서 자면서 검사를 할 수 있는 휴대용 검사기도 있고, 수면 클리닉에서 하루 밤을 자면서 검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수면다원검사는 국민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적은 환자 부담금으로 검사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법은?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이 되고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미국수면학회에서는 단계별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데 수면다원검사 상 나타나는 무호흡의 정도로 나뉘어집니다. 수면다원검사 상 산소포화도가 90%이상 유지되고 무호흡이 보이지 않는 단순코골이의 경우는 금주, 금연, 운동, 수면자세 변경, 베개 위치 조정 등 생활 습관 변화로 개선이 가능합니다. 특히 과체중은 기도를 좁게 하는데 큰 원인이 되기에 체중 조절은 코골이 개선에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양압기와 구강 내 장치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장치를 통해 인위적으로 기도를 넓혀주는 것이죠.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것은 지속적 기도 양압기(Con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CPAP), 일반적으로 ‘씨팹’ 이라고 불리는 장치입니다. 이 장치는 수면 중에 기도를 계속 열어주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방지하고 수면의 질을 높여줍니다. 하지만 씨팹은 최근에는 많이 간소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비가 복잡하고 마치 인공호흡기를 달고 자는 듯한 심리적 거부감이 드는 것이 단점입니다. 최근 구강 내 장치를 이용하여 수면무호흡증을 개선하는 방법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치과에서 환자 개인별로 구강구조에 맞게 장치를 만들어 끼워주는 것인데요. 





    여러 제품들이나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기본 원리는 환자의 윗턱과 아래턱에 최적화된 장치를 통해 누웠을 때 혀나 아래턱이 뒤로 말리지 않고 앞으로 내밀 수 있도록 설계를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기도를 넓어지게 해서 수면 시 호흡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죠. 씨팹보다 훨씬 간단하고 이갈이가 있는 분들의 경우 이갈이에 의한 치아 손상도 막아주는 효과도 있어서 환자의 만족도가 큰 편입니다. 
    이보다 심한 중증 수면무호흡의 경우는 한 시간에 30회 이상 호흡이 멈추는 경우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정도가 되면 아래턱을 앞으로 내밀거나 기도를 확장시키는 수술적 접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잠은 피로한 마음의 가장 좋은 약이다.’(스페인 소설가 세르반테스) ‘좋은 잠이야말로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해주는 살뜰하고 그리운 간호부이다.’(영국 극작가 세익스피어) ‘잠은 최고의 명상이다.’(티베트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잠에 관한 명언은 수없이 많습니다.
    이처럼 잠이란 사람이 사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입니다. 최근 연구는 잠을 제대로 자지 않으면 뇌기능 장애, 우울증, 암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코골이가 늘 있어왔다고 방치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 숙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