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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과 같은 동물성 지방과 암의 상관관계

2024-10-18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삼겹살과 같은 동물성 지방과 암의 상관관계
'고지방식이 암에 영향을 미칠까요?'


우리의 소울푸드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국밥, 삼계탕 등등이 있지만, 삼겹살도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한국의 소울푸드인데요. 이 삼겹살이 최근 크게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흑돼지로 유명한 제주에서 말입니다. 한 음식점에서 지방이 다량 포함된 부위를 팔아서 논란이 된 것인데요. 물론 삼겹살은 지방의 풍미로 먹는 부위이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한 옹호 여론도 다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이 더 거세었던 것을 보니, 아무래도 다량의 지방섭취는 우리에게 큰 거부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물성 지방의 과량 섭취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통설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동물성 지방 섭취는 우리의 건강에 정말로 해가 될까요? 관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우리 건강의 가장 큰 문제인 ‘암’ 관점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먹는 식이 지방은 포화 지방, 단일 불포화 지방, 다중 불포화 지방으로 구분되며, 각각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다릅니다. 삼겹살과 같은 동물성 지방은 주로 포화 지방과 단일 불포화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포화 지방은 역사적으로도 건강에 해롭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고지방 식이는 인체에 직접적 영향도 주지만, 장내 미생물 변화를 유도하고 염증 경로를 활성화시켜 암을 포함한 여러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건강에 해로울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또한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 유방암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음도 밝혀져 우리에게 공포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생선 및 견과류에 포함된 불포화 지방은 건강에 유익하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는 균형 잡힌 식단 내에서, 포화 지방의 적정 섭취는 건강에 큰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몸에 좋다고 여겨왔던 다중 불포화 지방도(omega-6, omega-3) 비율이 중요하여 omega-6 지방산은 암 성장을 촉진하는 반면, omega-3 지방산은 암으로부터의 보호 효과가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의 적절한 조화가 제일 중요하며, 특정 식품이 몸에 꼭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점입니다. 같은 음식이라고 해도, 상황에 따라 몸에 좋을 때도 있지만 나쁠 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즉 무턱대고 어떤 음식이 몸에 좋고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점은 균형 잡힌 식단입니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암은 고지방 섭취와 강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암 환자라면, 고지방식을 가능하면 피해야 하는데요.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장암입니다. 대장암은 식이 지방 섭취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연구된 암 유형 중 하나입니다. 육류의 과도한 섭취는 대장암에 있어서 위험 요인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지방의 직접 섭취뿐만 아니라, 과도한 지방 섭취로 인해 유발되는 비만도 대장암에 좋지 않습니다.     최신 연구에서는 삼겹살과 같은 동물성 지방의 다량 섭취는 유익한 장내 세균의 상대적 다양성 감소와 연관이 있었으며, 이는 대장암 진행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유방암도 지방섭취에 대해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비만, 신체 활동 부족, 포화 지방의 다량 섭취가 유방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임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포화지방은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줌으로써 암의 공격성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1999년에 시행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지방 섭취를 줄이면 호르몬(에스트라디올)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며, 이는 유방암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하였습니다. 물론 다른 연구에서는 지방 섭취 감소만으로는 일관된 이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논란이 있습니다만, 과도한 지방 섭취가 유방암에 좋지 않은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남성에서 호발하는 전립선암 또한, 예방 전략은 식이 조절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전립선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는 붉은 고기 및 과도한 지방 섭취, 다량의 우유 섭취가 있습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과일, 채소, 폴리페놀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기전으로 고지방식이 암에 영향을 미칠까요?
    여러 알려진, 그리고 연구되고 있는 다양한 기전들이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세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입니다. 고지방 식이, 특히 동물성 지방이 풍부한 식이는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도할 수 있으며, 이는 모두 암의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은 이러한 효과를 매개하는 역할을 합니다. 고지방식이에 의한 장내 미생물 구성 변화는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암 발병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호르몬의 역할입니다. 포화 지방의 다량 섭취는 에스트로겐 및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의 수치를 증가시키며, 이는 종양 성장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암세포는 빠른 성장과 증식을 지원하기 위해 대사 재프로그래밍을 겪습니다. 식이 지방은 이러한 대사 경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고지방 식이는 종양 미세환경 내의 지질 대사를 강화하여 암세포 생존 및 전이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암 예방을 위해 동물성 지방, 특히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 지방을 더 챙겨 먹는 게 일반적으로 좋습니다. 또한 오메가-3와 오메가-6의 균형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다시 강조하지만 균형 잡힌 식단이 제일 중요합니다.  균형 잡힌 식단을 위해, 먼저 매일 먹는 우리의 식단을 살펴보는 것이 어떨까요? 특히 삼겹살 같은 고기의 양을 전체적으로 줄여보세요. 가끔 고지방식을 포함하는 즐거운 식단을 가져야 한다면, 다량의 야채도 같이 섭취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암은 일정 부분 예방할 수 있는 질병입니다. 더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위해, 지금부터 과일, 채소, 좋은 지방이 풍부한 식물성 식품 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실천해 보기를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