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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하신다고요? 금연부터 하세요

  • 임플란트 수술을 앞둔 환자분들에게 흡연을 중단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리면 대부분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되물어보십니다. “언제부터 끊어야 하나요?” “언제까지 끊어야 하나요?” 어떤 대답을 기대하시는지는 잘 알지만, 직업상 어쩔 수 없이 단호하게 말씀드립니다. "지금부터 끊으셔야 해요. 그리고 앞으로 쭉 끊으셔야 합니다." 흡연자들의 잇몸 뼈에는 임플란트가 잘 안 붙습니다. 수술 실패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임플란트는 티타늄 재질의 나사를 잇몸 뼈에 심는 수술입니다. 원래는 뼈에 금속 재질의 나사를 심으면 염증이 생기면서 주변의 뼈가 왕창 녹아버립니다. 나사도 당연히 빠지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그리고 고맙게도 티타늄 재질의 나사를 심으면 주변의 뼈세포들이 새로운 뼈를 만들어내면서 티타늄 표면에 찰싹 붙어버립니다. ‘골유착’이라고 부르는 이 과정 덕분에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합니다. 이때 뼈세포가 새로운 뼈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연료가 바로 신선한 피입니다. 이 피는 모세혈관을 통해 뼈세포에 공급됩니다. 그런데 흡연자의 잇몸과 잇몸 뼈 속에는 이 모세혈관이 비흡연자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들어있기 때문에 뼈세포에 신선한 피를 공급하기 어렵습니다. 당연히 새로운 뼈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지장이 있습니다. 결국 어렵게 수술한 임플란트의 골유착 실패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러니 비싼 돈 주고 심은 임플란트가 조금이라도 더 튼튼하게 뼈와 잘 결합하려면 모세혈관을 한 가닥이라도 더 남겨놓아야 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당장 흡연을 중단해야 합니다. ‘임플란트 수술 후 골유착이 잘 일어났다면 다시 흡연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셨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임플란트가 남들보다 빨리 빠질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가 영구적인 줄 아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식사 후 입속에 남은 찌꺼기는 치석이 됩니다. 치석에는 세균이 번식해 잇몸에 염증을 일으킵니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잇몸 속에 있는 잇몸뼈가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잇몸 뼈가 치아의 뿌리 끝까지 모두 녹아내리면 치아가 흔들리고 빠지게 됩니다. 임플란트 주변에도 똑같은 과정이 일어납니다. 치석이 쌓이면 임플란트 주변 잇몸에 염증이 생깁니다. 염증이 지속되면 잇몸 아래 임플란트와 결합된 뼈를 녹이기 시작합니다. 뼈가 임플란트 끝까지 다 녹아내리면 임플란트도 흔들리다가 빠지게 됩니다. 흡연자들의 경우에는 이 과정이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염증에 저항할 잇몸의 면역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면역성분은 피를 통해서 전달됩니다. 오랜 흡연으로 모세혈관이 줄어들어 잇몸과 잇몸 뼈에 신선한 혈액 공급이 부족하니, 잇몸에 염증이 생겼을 때 비흡연자에 비해 훨씬 증상이 심한 것입니다. 이처럼 임플란트 수술 후 골유착이 잘 일어났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어렵게 수술한 임플란트를 오래 튼튼하게 쓰기 위해서는 이참에 아예 금연을 해서 손상된 모세혈관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그렇다면 치아가 튼튼해 임플란트 할 일이 없을 것 같은 분들은 ‘구강건강’에 있어서 만큼은 흡연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요? 아닙니다. 아직 임플란트 수술을 하지 않으신 분들도 마찬가지로 금연하는 것이 좋습니다. 흡연은 치주염을 심화시켜 치아 상실을 앞당기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치석은 있고, 잇몸의 염증은 지속적으로 진행됩니다. 이 염증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잇몸의 혈액순환이 중요합니다. 흡연으로 인한 모세혈관 상실은 임플란트뿐 아니라, 자연치아도 잃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은 담배 한 번도 끊은 적 없는 골초인데, 임플란트 수술 잘 받고 밥만 잘 먹더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확률의 문제입니다. 임플란트 수술 실패율이 비흡연자의 경우 보통 1~2% 정도인데 반해, 흡연자들의 경우 최대 15%까지 높게 나타납니다. 흡연이 치주염을 심화시키고, 임플란트 수술 실패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차고 넘치도록 만이 나와있습니다. 간혹 흡연 후 입을 잘 헹구면 괜찮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담배 연기가 입속에 발라져서 좋지 않은 것이니, 깨끗하게 헹구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몸의 피는 심장에서 뿜어져 나와 온몸을 한 바퀴 돈 다음 모두 폐로 모여듭니다. 이때 우리가 들이마신 공기 속의 산소와 기타 물질들이 피 속에 녹아듭니다. 담배 연기 속의 유해 물질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렇게 산소와 담배 속 유해 물질을 머금은 피는 다시 심장을 거쳐 모세혈관을 타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리고 잇몸까지 구석구석 전달됩니다. 담배의 유해성을 줄이는 방법은 그냥 피지 않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흡연자분들은 담배를 끊으라는 이야기를 지겹게 들을 것입니다. 정말 듣기 싫은 잔소리이겠지요. 하지만 치과의사로서 사람들에게 꼭 알려야 할 가장 중요한 내용 몇 가지를 골라보라고 한다면, 그중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반드시 포함됩니다. 많은 분들이 듣고 기분이 좋지 않을 이야기이지만, 꼭 한 번은 해야 할 이야기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결심을 하는 새해 분위기를 틈타 한 번 꺼내보았습니다. 모두들 뜻한 바를 이루는 한 해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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