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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공감으로 가꾸는 지속가능한 교육생태계

2021-12-01

교육행정 교육프로그램


배움이 활짝
세대공감으로 가꾸는 지속가능한 교육생태계
'보은행복교육지구 학교 밖 배움터'

    인구절벽의 시대, 지방소멸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들이 높다. 특히나 보은군의 인구 곡선은 가파른 감소세로 떨어지고 있어 지역의 미래에 우려를 더한다. 하지만 고령사회의 표본격인 보은지역에 새로운 활기가 감돌고 있다. 
    생업에서 은퇴한 고령 어르신들이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 학교 밖 교육과 돌봄에 앞장서시며, 평생 배움길을 몸소 보여주고 계신다. 


어르신들이 함께하는 방과후돌봄, “해바라기작은도서관”
    보은행복교육지구 방과후 교육공간인 마을배움터, 방과후 돌봄공간인 희망공간실에는 어르신들이 함께하는 단체가 꽤 있다. 그중 회인면 해바라기작은도서관(관장 홍근옥)은 지역어르신들 몇 분께서 희망공간실 프로그램에 함께하신다. 장영숙(73), 박장환(65), 정경숙(61), 이 세어르신들께서는 요리, 공예, 지역 탐방 등 아이들 안전과 세심한 돌봄이 필요한 현장이면 늘 곁을 지키신다. 심지어 스스로 배우며 새롭고 낯선 실행도 주저하지 않으신다. 평소 그냥 들려주신 옛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아이들과 인형을 만들고, 새롭게 익힌 인형극 솜씨와 동화구연 방식으로 풀어내니, 이야기에 신선한 재미가 살아났다. 원격으로 진행된 마을교육활동가 15시간 연수 때는 회원가입과 인증절차가 까다로웠지만 홍근옥 관장님의 도움으로 스크린을 통해 공동시청을 하며 참여하셨다.


 
온라인 콘텐츠 교과서 선도학교라는 우물을 파며, 미래 수업으로 한 발짝
    지난 여름엔 충청북도교육감이 세대공감 돌봄의 현장을 살피고자 이곳을 찾은 적이 있다. 그때 어르신들 말씀들은 한결같이 이랬다. 
    “우리가 잘 모르는 건 같이 배워가며 하는 거여. (홍근옥 관장님을 가리키며)이 사람이 있으니 우리는 따라만 가면 되는 거여.”지난 10월 17일에는 해바라기청년공동체 주관으로 회인면 마을축제도 열었다. 그동안 해바라기 도서관에서 열린 풍성한 배움의 열매들이 작품으로 전시되고, 무대에서 노래 불리며, 공연으로 펼쳐졌다. 해바라기 도서관 프로그램에 초청되었던 허은미 작가가 이곳에서 영감을 받아 펴낸 책,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허은미 글/조은영 그림/나는별)』 원화 전시회도 함께 열렸다. 언제나 든든한 어르신들의 참여와 뒷받침이 있기에, 청년공동체 역시 제 역할을 다지며 생기를 더하는 중이다. 


 
세대공감 배움터의 전통이 된 “흙사랑”
    흙사랑(대표 박옥길)은 명실공히 충북도내 세대공감 배움터의 원조이자 전통이라 할만하다. 본래 한글을 깨칠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을 위한 문해교육 봉사기관으로 출발하였으나 2017년 보은행복교육지구가 출범한 이래 우리 아이들에게 세대공감 배움터로 그 장을 넓혔다. 이곳에서는 대부분 팔순이 넘은 고령 어르신들이 한글문해교육을 받고 계신다. 여기에 우리 학생들, 특히 보은여자중학교 학생들이 함께하면서 어르신과 함께하는 다양한 인문소양과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학생들은 어르신들의 한글공부를 돕고, 어르신들은 학생들에게 옛 풍속과 문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때로는 학생들과 어르신들이 함께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창작을 하고 작품집도 출판했다. 
    이 같은 남다른 활동이 있었기에 지난 9월 충북문해주간에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박옥길 대표가 초청되어 흙사랑 세대공감 프로그램인 ‘할머니와 똥강아지들’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젊은날의 우정으로 꽃피운 청소년문화쉼터 보은로점
    청소년 문화쉼터 보은로점(보은장로교회 교육관, 보은로 134)은 지난해 보은교회와 보은교육지원청의 업무협약으로 관내 청소년들을 위해 개방된 카페형 공간이다. ‘멋쟁이 재능회’ 회원인 홍란성 대표(81), 김소식(80), 김금분(74), 김정숙 총무(70) 네 분의 어르신들께서 격주 2명씩 공간을 지키며 매일같이 청소년들을 맞이하고 있다. 
    관내 청소년들이라면 누구나 별도의 신청 없이 자유롭게 들러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멋쟁이 재능회는 어르신들이 젊어서부터 함께한 모임에서 비롯되었다. 모두 보은에서 공직자, 교사, 지역문화인사로 활동하던 분들이다. 홍란성 대표께서 보은행복교육지구 소식을 신문으로 접한 것이 계기가 되어 마을 돌봄에 참여하게 되었다. 보은군 최초의 여성면장이셨던 김정숙 어르신의 뛰어난 회계사무처리 능력이 긴요했다. 
    또한, 청소년들을 위해 기꺼이 공간을 내어 준 안신홍 목사님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아이들에게 간단한 간식과 미술도구를 언제나 제공하며, 미술소양 교육도 지원한다. 곳곳마다 그리는 재미에 눈을 뜬 아이들 작품이 넘쳐난다. 또한 홍란성 대표님이 수소문한 덕에 수한면 배정호 부면장님의 재능기부로 매주 수요일 드럼교실도 열린다. 
    어르신 선생님들과 정이 쌓일수록 아이들 재능도 쌓이고, 재롱도 늘었다. 돌봄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오히려 종종 어르신들을 위해 댄스와 노래 공연을 펼친다. 김금분 어르신께서는 손자들 재롱보는 재미에 힘겨운 줄 모른다고 하시며, 아이들 모습을 사진 찍어 자랑하신다. 하지만, 사실 아이들 돌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어르신들이기에 오히려 더 알고 계셨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어려운 일을 시작한 계기를 김소식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전하셨다.
    “교사로서 평생을 열심히 한다고 마쳤으나, 삼산초, 동광초 언저리를 지날 때마다 내가 저 아이들한테 더 잘했어 야 하는데, 잘못한 게 참 많다, 아쉽다…, 늘 이 마음에 빚이 있었어.” 


 
세대공감을 통해 새롭게 성장하는 보은
    흔히들 배움에는 끝이 없다지만, 평생 배움의 길을 따르기란 어려운 일이다. 어르신들께서 몸소 보여주시는 배움의 길 위에서 우리 아이들이 바르고 행복하게 자란다. 고령화사회와 지역소멸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보은, 이제 보은은 바로 그 어르신들 덕에 더욱 조화롭고 풍성한 교육생태환경으로 가꾸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어르신들의 따뜻한 사랑 속에 세상을 배운다. 세상은 다양한 세대와 가치관이 공존하는 곳임을, 삶이란 다름을 존중하고, 새로움을 즐기는 일임을 이토록 자연스레 배운다. 
    지봉 이수광 선생은 자신잠(自新箴)을 지어 ‘백성이 새로워지면 나라의 운명도 새로워지네, 나이는 다시 젊어질 수 없어도 덕은 고쳐서 새로워질 수 있네, 사람이 새로워진다면 늙어도 오히려 새로우리’라 하셨다. 지역의 미래를 새롭게 할 어르신들의 훈훈한 바람이 보은행복교육지구에 분다. 보은에서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