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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이 높다면, 커피를 줄여라!

2022-02-04

라이프가이드 건강헬스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콜레스테롤이 높다면, 커피를 줄여라!
'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데도 유독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콜레스테롤(cholesterol)은 모든 동물세포의 세포막에서 발견되는 지질의 일종으로 어원을 보면 그리스어로 콜레(chole)는 담즙, 스테로스(steros)는 고체, 올(ol)은 알코올을 의미하는 단어가 합쳐진 말입니다. 18세기 프랑스 의사이자 화학자가 담석에서 콜레스테롤을 분리했다고 전해집니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중요한 물질이기도 하지만, 스테로이드 호르몬, 비타민D, 담즙 등을 만들기 위한 전구물질(재료물질)로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혈액 내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정상보다 높아진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동맥벽에 죽처럼 쌓이게 되어 죽상동맥경화증이 생깁니다. 죽상동맥경화증은 결국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인체에 치명적인 심혈관질환을 초래합니다. 콜레스테롤은 혈액 내에 있는 지질과 단백질이 합쳐진 지단백에 의해 운반이 됩니다. 지단백에는 5종류가 있는데 이 중 저밀도 지단백(low density lipoprotein, LDL)과 고밀도 지단백(high density lipoprotein, HDL)이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저밀도는 단백 성분이 낮은 것을 의미하고, 고밀도는 단백성분이 높은 것을 의미합니다. 지단백의 양은 지단백이 운반하는 콜레스테롤의 양으로 측정이 됩니다. 즉, 저밀도 지단백으로 운반되는 콜레스테롤을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는데, 저밀도 지단백(LDL)과 혼용되어 쓰이고 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은 콜레스테롤을 동맥벽에 옮겨 동맥경화를 초래해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고, HDL 콜레스테롤은 반대로 혈중 혹은 동맥벽에 있는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옮겨 동맥경화를 예방하기 때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릅니다. 혈액 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이는 결국 동맥경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혈액 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지질검사를 할 때는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LDL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의 4가지를 한 번에 검사합니다. 총 콜레스테롤이 240, 중성지방 200, LDL 콜레스테롤이 130 이상이거나 HDL 콜레스테롤이 40-50미만의 경우를 이상지질혈증(혹은 고지혈증)이라고 하며, 시간이 지나면 동맥경화의 위험성이 높아져 결국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과 뇌경색과 같은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LDL 콜레스테롤이 높더라도 환자 본인이 느끼는 증상은 없기 때문에 혈액채취를 통해 지질 검사를 해야만 정상 유무를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의 80-85% 정도는 우리 몸의 간에서 만들어지고, 나머지 15%-20% 내외 정도만이 음식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 섭취가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먹더라도 혈중 콜레스테롤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혈액 내 LDL 콜레스테롤은 왜 높아질까요? 우리 몸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늘려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요인에는 과도한 음주, 비만, 흡연, 운동부족 등의 생활습관이 가장 흔하고 중요합니다. 그 외 유전적인 요인,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도 이상지질혈증의 원인이 됩니다.
    그런데,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커피 과다섭취’입니다. 
    여기서 잠깐 커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전설에 따르면 9세기 경,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염소지기인 칼디가 커피 콩을 먹은 후 염소가 흥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최초의 커피 발견이라고 합니다. 역사적으로는 15세기 중반 아라비아반도 남단에 위치한 예멘에서 시작해 인도, 이탈리아, 유럽, 인도네시아, 미국 등지로 퍼져나가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소비되고 있는 음료 중 하나죠. 2011년 전국 커피전문점 시장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커피전문점이 1만 2381개였는데, 2018년에는 편의점 수의 2배인 9만 809개로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커피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고, 의학적 연구결과도 많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커피가 건강에 이롭다고 하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해롭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는데, 커피에는 1000종 이상의 여러 가지 화학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커피는 두 얼굴을 가진 음료라는 것이죠. 최근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연구 결과를 정리해보면 커피는 당뇨, 파킨슨병, 간암,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과 같은 일부 암의 위험성을 낮춰 건강에 좋습니다. 하지만, 유산이나 저체중아 출산과 같이 임신에 해로운 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커피는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20년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001년 우리나라 지선하 교수 등이 미국역학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커피섭취와 혈청 지질의 관련성에 대해 기존에 발표된 14편의 임상시험을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 커피섭취를 많이 하는 경우 혈중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필터를 사용해 거른 커피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약간 높이지만, 거르지 않은 유럽식 혹은 터키식 커피는 많이 높이는 것으로 보고했습니다. 2012년 유럽임상영양저널에 발표된 12편의 임상시험의 메타분석 역시 유사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커피를 많이 마시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까요? 그것은 바로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스톨이라는 커피오일 때문입니다. 간에서 담즙산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이 필요합니다. 카페스톨은 담즙산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재료가 되는 콜레스테롤이 남아 돌아 혈중 농도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카페스톨은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 원두를 끓이는 터키식 혹은 유럽식 커피에 많이 들어 있고,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인스턴트 커피, 드립커피 순으로 낮아집니다. 아직까지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 커피 섭취를 줄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흡연, 음주, 비만, 운동부족 등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좋지 않은 생활습관이 없는데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커피를 의심해야 합니다. 실제 외래에서 보면,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 mg/dL로 과도하게 높은 경우(정상은 130 미만), 커피를 하루에 3잔 이상 섭취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경우 커피를 완전히 끊거나 하루에 1잔 정도로 줄이고 나서 2주 정도 후에 지질검사를 하면 30-50이상 뚝 떨어지고, 몇 개월 후에는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데도 유독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커피를 줄이길 권장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