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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원심 구속, 항소심 보석 허가 사례

20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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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변호사의 법률상식
[보석] 원심 구속, 항소심 보석 허가 사례
'사례로 보는 형사 보석'

    안녕하세요, 오늘은 형사 보석에 대하여 설명 드리겠습니다. 보석은, 법원이 보증금의 납부 또는 다른 적당한 조건을 붙여 구속의 집행을 해제하는 재판 또는 그 집행을 말합니다. 수사 중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영장실질심사 이후 구속영장 발부로 구속되는 경우도 있고,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 구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진행하고 있는 사건 중 1심에서 법정 구속되어 2심(항소심) 진행 중 보석 허가 결정을 받은 사례에 대하여 설명 드리겠습니다. 보이스피싱 현금 인출책으로 1심에서 실형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된 뒤 항소하신 분이 있는데, 그 지인을 통해 2심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공판 기일 직전에 선임되어, 시간이 촉박하므로, 얼른 기록을 통해 사건 내용을 파악한 뒤, 지금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였습니다. 그리고는, 피고인에 대한 다른 사건이 또 기소되었고, 피고인은 보이스피싱임을 전혀 알지 못하였음을 증거와 이외 사실관계를 통해 주장하며 그 다른 사건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보석을 허가해 줄 것을 법원에 간청하였습니다. 
    피고인은 가족이 있으나 가족과 교류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어서, 저희 법무법인 우리 청주사무소는 지인이 보석보증보험증권 제출을 조건으로 보석 허가해 주실 것을 요청하였고, 법원은 피고인과 지인과의 관계를 확인 후 지인의 보석보증보험증권 제출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하였습니다. 



    다른 한 건은 1심에서 강제추행 무죄를 다투었으나 유죄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에서 구속되고, 그 아내가 2심(항소심) 의뢰를 한 건입니다. 1심에서 충실히 진행된 기록을 토대로, 다만 약간 관점을 변경하여 2심 사건을 진행하며, 보석 허가 청구하였습니다. 
    원래 보석 허가 청구를 할 의사 없었으나, CD 영상 검증 및 현장 검증이 필요성으로 기일이 추가 진행된 상황에서, 의뢰인 아내의 “안 되더라도 남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 보고 싶다”는 의사에 따라 보석 허가 청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재판부는 신중히 CD 영상 검증을 실시한 뒤 현장 검증을 결정하고, 바로 다음 날 출석 잘하고 및 증거 인멸하지 않는다는 서약서 제출 조건으로 피고인에 대한 보석을 허가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수감 생활이 너무 힘들어 하루라도 빨리 나갈 수 있다면, 무죄 주장을 철회하고 싶다는 말을 하곤 하였습니다. 
    우리 피고인이 이 사건 보석으로 용기를 얻어, 끝까지 무죄 선고를 받기 위하여 힘을 내기를 기도합니다. 
    법적 분쟁(형사 재판 포함)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뿌리 뽑을 정도의 괴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그 무게감에 금요일 저녁 무렵이면 기진맥진해 하는 제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무게감을 견디고 결과를 성취할 때의 행복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 무게감마저 즐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자의 의뢰인이 보석 허가되어 나온 뒤 제게 “변호사님이 저랑 말하는 거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 아니었네요. 죄송해요.”라고 말씀하였습니다. 당시 사건 상황에서, 저는 원심 기록을 통해 사건 파악 후 의뢰인을 빨리 교도소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의뢰인에게 우선 필요한 것이라 여겨, 접견을 필요한 한도에서만 진행하고, 그 시간에 보석 허가 청구서를 작성하였는데, 법적 절차에 대하여 알지 못하였던 의뢰인 입장에서는 서운했던 것 같았습니다. 
    제게는 다른 이들과 동일하게 딱 한정된 시간이 부여되어 있어, 저는 사건을 의뢰받을 때 의뢰인에게 “제가 법정이나 검찰청에 있을 때 등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안 받는 게 아니니, 서운해 하지는 말아 주셔요. 문자나 톡으로 남겨 주시면, 시간 나는 대로 답변 드리겠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사건을 진행하는 자로서, 소위 ‘소통’과 ‘책무’ 중 하나를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할 때에는, ‘책무’를 선택할 필요성이 더 클 수 있기에 위와 같이 양해를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도 제게 주어진 24시간을 가장 현명하게 사용하기 위하여, 순간순간 고민의 끈을 놓지 않고, ‘올바른 결과’를 얻기 위하여 노력하는 ‘올바른’ 변호사가 되자고 마음을 다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