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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 대장 증후군 A부터 Z까지 알아볼까요?

2023-03-17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과민성 대장 증후군 A부터 Z까지 알아볼까요?
'과민성 대장 증후군 원인과 치료방법'

    "저는 배가 빵빵한 느낌이 있어요. 설사도 간간이 하고요. 어떨 때는 배가 쥐어짜는 거 같기도 해요. 벌써 몇 개월 되었네요. 걱정이 되어서 왔어요."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위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이런 증상을 자주 겪을 경우 가장 흔한 원인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입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인구의 6% 이상 관찰되는 흔한 병으로, 이번 시간에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대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맵고 짠 음식을 먹고 설사나 복통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일이 간간이 생겼다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6개월 전부터 증상이 시작되었고, 지난 3개월 동안 1주일에 하루 이상 복통이 있고 배변과 연관된 설사나 변비 등의 증상이 있을 때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의심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환자들이 모두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일까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기능성 질환입니다. 기능성 질환이라는 것은 피검사와 복부 CT, 대장 내시경 등의 검사에서 이상이 없을 경우를 말합니다. 만약 검사에서 대장암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이 진단되었을 경우 기질적 질환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환자들과 상의하여 검사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환자에서 검사를 하진 않고, 아래와 같은 증상이 있을 때는 기질적 질환 가능성이 있습니다. 
    ① 환자가 일부러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감소한 경우
    ② 항문을 통해서 출혈이 확인되었을 경우
    ③ 그동안 증상이 없었으나 50세 이상에서 처음 증상이 발생한 경우
    ④ 가족 중에 위암이나 대장암 등의 소화기암 등이 걸린 분이 있을 경우
    ⑤ 야간에 설사를 자주 하는 경우
    ⑥ 피검사에서 빈혈이 확인되었을 경우
    ⑦ 의사가 복부를 만졌을 때 종괴가 만져질 경우 
    위와 같은 상황에는 꼭 CT와 내시경 검사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검사하여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진단되었을 경우 환자들은 왜 이 병이 생겼는지 궁금해합니다. 안타깝게도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장의 과민성이 증가하여 다른 사람에 비해 같은 자극에 큰 통증을 느끼거나, 위장관 운동의 이상으로 위장관이 자주 움직이거나 불규칙하게 움직여 설사와 변비 등의 배변습관의 변화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를 유발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1. 유전적 요인 2.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요인 3. 특정 음식을 소화하지 못하는 특징 4. 면역체계의 이상 5. 대장 내 미생물의 불균형 등의 요인이 있습니다. 뇌와 장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데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을 느끼게 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그로 인해 장의 점막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장의 투과성 등에 영향을 미쳐 장의 기능이 악화됩니다. 그로 인해 복통, 설사, 변비 등이 생겨 다시 우울해지고 불안해져 스트레스가 심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실제로 수능을 앞둔 학생들이 병원에 많이 방문하고, 시험을 자주 보는 의대생들도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진단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외국의 경우 여자가 남자보다 2배 이상 더 잘 생긴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최근의 보고에 따르면 여성은 인구의 7.1% 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고, 남성의 경우 6.0%입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어떻게 진단하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치료방법은 심리요법, 식이요법, 미생물요법, 약물요법이 있습니다. 
1) 심리요법
    우울하고 불안한 증상과 스트레스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발병 및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취미생활과 운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조절해야 합니다. 대장암 등의 병에 대한 불안을 없애기 위해 대장 내시경을 미리 받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필요시 정신건강의학과와 상의하여 적극적인 조절이 필요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인지 행동요법, 이완요법, 최면 요법, 명상 등의 치료를 시행하며 필요시 약물 요법도 고려합니다. 
2) 식이요법
    일반적으로 아이스크림이나 콜라 같은 찬 음식, 마라탕, 김치찌개 같은 자극적이거나 짜고 매운 음식, 피자나 치킨 같은 지방이 많은 음식은 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극적인 음식물이 장내에서 발효되면 가스를 발생시키고 설사, 구토, 복부팽만,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발효되기 쉬운 음식의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발효되기 쉬운 음식을 포드맵(FODMAP)이라고 하며 올리고당류, 이당류, 당알콜류 등이 포함됩니다. 탄수화물 중 크기가 작은 당류는 소장에서 완전히 흡수가 안 되고 대장에서 분해되면서 가스를 발생시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악화시킵니다. 이렇게 쉽게 발효되어 문제가 되는 음식을 포드맵이라고 합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의심되는 환자는 약 4-8주간 포드맵 식품을 제한하는 저포드맵 식이로 증상 호전 유무를 확인합니다. 식품을 제한하여 증상이 호전되면 이후부터는 좋아하는 음식을 하나씩 먹어보면서 본인에게 맞지 않는 음식을 확인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이 좋아하는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증상이 악화된다면, 그 음식이 잘 맞지 않아서 그랬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 음식에 대한 섭취는 가능하면 이전보다 줄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식단 앱이 있어 앱을 통해 체중 조절까지 같이 하면서 본인에게 어떤 음식이 안 맞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미생물요법
    장염이나 코로나 감염 등으로 인해 장내 건강한 미생물의 균형이 깨질 경우 꼭 필요한 치료입니다. 유산균, 항생제와 대변 이식 등의 치료가 있습니다.
    우선 용어를 먼저 살펴보면,
    ①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체내에 들어가서 건강에 이로움을 주는 유산균
    ②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음식에 들어있는 장내 세균 환경을 좋게 만들어주는 비소화성 식품
    *쉽게 말하면 장내 미생물의 먹이로 식이섬유 등이 해당됨
    ③ 신바이오틱스(Synbiotics):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같이 함유한 것
    이런 제품 등은 시중에서도 판매 중이며, 어떤 제품을 본인이 먹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프리바이오틱스는 성분 자체가 포드맵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 환자에 따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증상 호전이 없는 경우 이런 경우도 있어 주치의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유산균 복용을 시작하면 최소 1-2달 이상의 복용을 해야 장내 미생물 환경이 좋아지면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항생제 치료로는 장내에서 흡수가 되지 않는 항생제인 Rifaximin을 투여해 볼 수 있습니다. 배가 빵빵한 경우 등의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데 일률적인 복용보다는 환자의 증상에 따라 전문의가 투여하고 1~2주 정도의 복용 기간이 필요합니다.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알약 또는 내시경으로 이식하는 대변 이식 치료도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확립된 치료가 아니라 주의가 필요합니다. 
4) 약물요법
    저포드맵 식이와 유산균 치료 등으로 호전이 없으면 약물요법을 같이 시행하는 데, 복통, 설사, 변비에 대해서 조절하는 약물을 투여하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됩니다. 약물 복용 후 완치가 되는 것이 아니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을 때 간간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그런 경우 불안해하지 말고, 당뇨, 고혈압처럼 약을 꾸준히 먹으면서 치료를 받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평생 약을 먹는 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약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스트레스 조절과 본인에게 맞지 않은 식사를 줄이는 것입니다. 대장암 등의 감별이 필요하고, 증상 호전이 없을 시 약물치료가 도움이 되므로, 의료진과의 꾸준한 상담 및 진료가 필요한 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