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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켜가야 할 소중한 토종 먹을거리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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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푸드 농식품
우리가 지켜가야 할 소중한 토종 먹을거리
'맛의 방주에 등재된 우리 채소'

    '국내산' 열대농식품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지금껏 흔히 먹던 토종 농식품이 변화된 환경 탓에 점점 사라지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의 문제만이 아니다. 소비자의 선택에서 빗겨간 먹을거리들도 종국에는 이 땅에서 자취를 감출지도 모른다. 맛의 가치와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은 소멸 위기에 처한 먹을거리를 조사하고 목록을 만들었다. 이 땅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은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이자 후대까지 이어져야 할 전통이기 때문이다. 그 목록의 이름은 '맛의 방주'. 우리가 알고 기억해야 할 먹을거리를 소개한다. 


국제적인 음식문화유산 보존 프로젝트
     '맛의 방주'는 소멸 위기에 처한 종자나 식재료를 발굴해 기록하는 국제적인 프로젝트로, 1996년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슬로푸드협회 산하 슬로푸드 생물종다양성재단에서 시작됐다. 프로젝트의 배경이 된 것은 '생물다양성의 감소'. 재단 자료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매일 78가지, 1년에 2만8,000종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연합식량 농업기구(FAO)에 의하면, 인류는 20세기에 채소 생물종 75%를 잃었고, 가축종 33%를 잃었다. 인류가 먹는 음식의 75%는 식량작물 12종과 가축 5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생물다양성이 사라진 결과다.



    '맛의 방주'는 품목의 존재를 통해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소비자들이 구매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생산자들을 후원하고 품목 보존과 번식을 유도한다. '맛의 방주'에는 2020년 12월을 기준으로 전 세계 150개국에서 5,428종, 한국에서는 103종의 음식이 올라 있다. 전 세계의 문화와 전통이 깃든,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음식을 대상으로 하며, 동식물종은 물론, 치즈나 절인 고기, 빵과 김치 등의 가공식품도 방주에 승선할 수 있다.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고유한 기술과 종자는 농부와 장인이 수백 년간 쌓아온 지식의 산물로, 마땅히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맛의 방주'에 오르는 먹을거리 기준
    그렇다면 '맛의 방주'에는 어떤 품목들이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먼저, 특징적인 맛을 지닌 지역 생산물이어야 하며, 그 지역의 환경·사회·경제·역사 등 정체성과 연결된 것이라야 한다. 또한 일정한 양만 생산되는 멸종 위기 식품 등이 '맛의 방주'에 등재되는 기준이다. 표는 '맛의 방주'에 지정된 우리나라 식문화 유산 중 '채소'에 속하는 것들만 모은 것이다. 더 자세한 정보는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홈페이지(www.slowfood.or.kr)로 확인할 수 있다. 
 
(左) 강원도와 경기북부에서  자생하는 산나물 산부추    (右) 무릇은 다년생 식물로 어린잎을 데쳐먹거나 뿌리를 고아 엿을 만들어 먹는다
 
맛의 방주에 등재된 우리 채소
    <섬말나리> 울릉도 나리분지에서 자생하며 식용으로도 쓰이는 세계적인 희귀식물
    <담양 토종배추> 줄기가 얇고 가늘어 속이 거의 차지 않는 토종 배추로 어린순은 봄동으로도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
    <게걸무> 경기도 여주, 이천 지역에서 나는 특산 무로 껍질이 두껍고 강한 매운맛이 나는 것이 특징
    <동아> 동과, 동화라고도 불리는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참외와 비슷한 열매는 원형에서 타원형을 띠는 것이 특징
    <미선나무> 충청북도를 중심으로 자생하는 나무로 민간요법 또는 차나 식용으로 활용
    <산부추> 강원도와 경기북부에서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이른 봄 끼니를 해결할 때 주로 먹었던 산나물
    <는쟁이냉이> 강원도 철원 지역 해발 800미터 이상에서 자라는 냉이로 눈 속에 덮여 겨울을 나고 4월경 에 수확
    <갓끈동부> 갓끈 모양으로 달리는 열매 모양이 특이하며 열매가 여물기 전 수확해 꼬투리채 삶아먹음
    <구억배추> 제주도 서귀포시 구억면에서 발굴, 복원한 전통 배추로 은은한 갓 맛이 특징
    <인제 오이> 개량종이 나오기 전의 주종인 전통 오이로 뭉툭하고 배가 둥근 모양이며 아삭한 식감이 특징
    <무릇> 다년생 식물로 잎은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2개씩 나오며 둥근 모양의 뿌리가 특징. 어린잎을 살짝 데쳐 먹거나 뿌리를 고아 엿을 만들어 먹음
    <명산오이> 전남 곡성군 명산 지방에서 오랫동안 심어온 재래종 오이로 개량종보다 짧고 통통하나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맛이 좋아 농가에서 자가소비용으로 재배
    <갯방풍> 갯가에서 자라는 방풍으로, 단단하고 향이 풍부하지만 식감은 부드럽고 맛은 깔끔함. 과거엔 흔한 식재료였으나 항구, 방파제, 해안도로 등의 산업화와 해수욕장 개발에 따라 소멸 위기에 있음